덴마크 하이퍼카 메이커 젠보 오토모티브(Zenvo Automotive)가 2026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오로라 아질(Aurora Agil)의 공식 데뷔 무대를 마련했다. 수도 코펜하겐에서 남쪽으로 90km가량 떨어진 항구 도시 프레스퇴(Præstø)에 둥지를 튼 젠보가 북미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리는 신호탄이다.
오로라 아질은 2023년 페블비치 몬터레이 카위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오로라(Aurora) 패밀리의 두 축 가운데 하나다. 그랜드 투어러 성격의 투어(Tur)가 쾌적한 장거리 주행에 초점을 맞춘다면, 아질은 서킷 주행을 전제로 경량화와 공력에 모든 것을 건 트랙 특화 버전이다. 각 모델의 생산 대수는 50대, 합쳐봐야 100대에 그친다.
심장부는 말레 파워트레인(Mahle Powertrain)과 공동 개발한 6.6리터 쿼드터보 V12 엔진이다. 내부에서는 ‘묠니르(Mjølner)’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북유럽 신화 속 토르의 망치에서 따왔다. 9,800rpm까지 돌며 단독으로만 1,250마력을 발휘하는 이 엔진은 현존 양산 V12 가운데 가장 강력한 사례로 꼽힌다. 여기에 200마력짜리 전기 모터 하나를 더해 아질의 시스템 합산 출력은 1,450마력에 달한다. 참고로 사륜구동을 택한 투어는 프론트 액슬에 200마력 모터 두 개를 추가 탑재해 최고 1,850마력까지 올라간다. 엔진 무게는 260kg 미만으로, 알루미늄 블록과 탄소섬유 소재를 결합해 극단적으로 덩치를 줄였다. 아질은 후륜구동이 기본이며, 별도 옵션으로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도 있다.
변속기는 7단 하이브리드 통합형 트랜스미션으로, 후진과 시동을 전기 모터가 담당한다. 아질과 투어는 기어비와 변속 맵핑이 서로 다르게 세팅되며, 아질 쪽은 서킷에서 직접적인 자극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뒀다. 0→100km/h 가속은 2.5초, 최고 속도는 365km/h다.
차체는 탄소섬유 복합재로 만든 ZM1 모노코크가 뼈대다. 탄소섬유 전문 업체 매니징 컴포지트(Managing Composites)와 협업한 구조물로, 전체 중량을 1,300kg 이하로 눌렀다. 서스펜션과 섀시 일부가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는 디자인은 단순한 미학적 선택이 아니라 공기 흐름을 차체 내부로 적극 끌어들이기 위한 기능적 판단이다. 치프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브란트(Christian Brandt)는 “복잡한 시계 무브먼트나 모터사이클의 뼈대처럼, 내부 구조 자체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아질의 가장 두드러진 외부 요소는 대형 액티브 리어 윙이다. 시속 250km에서 880kg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만들어내며, 고속 감속 시에는 에어 브레이크로도 기능한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맞물려 강력한 제동력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실내는 군더더기를 걷어낸 서킷카에 가깝다. 탄소섬유가 센터 스택과 대시보드, 시트 곳곳에 드러나 있으며, 계기반은 세 개의 원형 다이얼로 구성되고 일부는 인포테인먼트와 주행 모드 화면을 숨겨뒀다가 필요할 때 회전해 펼치는 방식을 쓴다.
가격은 현재 환율 기준 약 40억 원(260만 달러) 선이고, 양산은 올해 덴마크 공장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