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르쉐의 중국 판매량은 4만 1,938대였다. 전년 대비 26% 급감한 수치다. 딜러망 3분의 1을 접어야 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포르쉐의 브랜드 광채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 빈자리를 파고든 차가 나왔다. 화웨이와 광저우자동차(GAC)가 손잡고 새로 출범시킨 브랜드 아이스타랜드(Aistaland)의 첫 모델, GT7이다. 이 차를 보는 순간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한다. 포르쉐 타이칸 스포트 투리스모를 닮았다.
닮은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길이 5,050mm, 너비 1,980mm, 높이 1,470mm에 휠베이스 3,000mm. 타이칸 스포트 투리스모보다 한 뼘 더 크다. 앞에서 보면 눈물방울 형태의 대형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오고, 측면 숄더 라인과 반매립형 도어 핸들 위치는 슈투트가르트 장인의 손길처럼 보인다. 뒤에서는 전폭을 가로지르는 LED 라이트 바가 타이칸의 그것과 겹친다. 라이트 바 위 두 개의 빨간 홈이 은은하게 빛나는 것은 테슬라 모델 Y에서 가져온 영감이다.
그런데 이 차의 진짜 무게는 외모가 아니라 안에 있다.
플랫폼과 하체는 GAC가, 두뇌와 감각기관은 화웨이가 맡았다. 화웨이의 첸쿤(Qiankun) 자율주행 플랫폼이 들어가고, 하모니OS 스마트 콕핏이 실내를 지배한다. 여기에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896라인 라이다를 탑재했다. 중국 경쟁 모델들이 주로 쓰는 200~300라인짜리 라이다의 세 배에 가까운 해상도다. 이 센서 하나로 야간 122미터 거리에서 14cm 높이의 장애물을 식별할 수 있다고 화웨이는 밝혔다. 레벨3 자율주행까지 지원하는 구조다.
파워트레인은 800V 고전압 아키텍처 위에 전륜 1개·후륜 2개의 트리모터 시스템을 얹었다. CATL과 공동 개발한 기린(Qilin) 배터리가 에너지를 공급하며, 6C 초급속충전을 지원해 ‘1초에 1km씩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브랜드 측 설명이다. 출력 수치와 주행거리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같은 화웨이 생태계 안에 있는 샤오미 SU7이 듀얼모터 기준 최대 664마력, 트리모터 SU7 울트라가 1,527마력임을 감안하면, GT7의 최종 출력도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윤곽은 잡힌다. 같은 화웨이 연합인 샤오미 SU7의 시작 가격이 약 23만 위안(약 5,000만원)이고, SAIC Z7도 비슷한 선에서 출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GT7이 그 근방에 자리를 잡는다면, 중국에서 91만 8,000위안(약 1억 7,500만원)에 팔리는 타이칸 스포트 투리스모와의 가격 차이는 네 배에 달한다. 포르쉐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위협이다.
아이스타랜드는 GT7 한 대로 멈추지 않는다. 올해 안에 중대형 SUV를 추가로 출시하고, 3년 내 복수 차종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공개했다. 중국 전역 주요 상권에 300개 직영 매장도 연다.
GT7의 정식 데뷔는 4월 베이징 모터쇼다. 가격과 출력 수치가 그 자리에서 공개된다. 6월부터 인도가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