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머레이에 1,750억 원 베팅, GMA에 대형 투자 유치

초경량 슈퍼카의 상징적 인물인 고든 머레이(Gordon Murray)가 이끄는 고든 머레이 오토모티브(Gordon Murray Automotive, 이하 GMA)가 대규모 외부 투자를 유치하며 다음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

GMA는 최근 헤일로 카즈 그룹(Halo Cars Group)으로부터 약 9,000만 파운드(한화 약 1,75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단순 재무 투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로 규정되며, 헤일로 카즈 그룹의 공동 매니징 파트너인 타리크 우아스(Tarik Ouass)와 JR 라안(JR Rahn)이 GMA 이사회에 합류한다. 고든 머레이는 기존과 같이 회장 겸 수석 디자이너 역할을 유지한다.

T.33 양산과 SV 프로젝트에 집중 투입

유치된 자금은 GMA의 차세대 슈퍼카 생산과 연구개발 전반에 투입된다. 핵심은 곧 양산에 들어갈 T.33 라인업이다. 이미 공개된 쿠페와 스파이더에 더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세 번째 파생 모델까지 포함해 T.33 패밀리는 본격적인 볼륨 확장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한정 생산 모델을 담당하는 GMA SV(Gordon Murray Special Vehicles)의 활동도 강화된다. S1 LM과 르망 GTR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이 부문은 기술 실험과 브랜드 헤일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조직으로 평가된다.

고든 머레이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2039년까지 이어지는 상세한 제품 로드맵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며, 단기적인 슈퍼카 제작을 넘어 장기적 사업 확장을 시사했다.

디지털 생산 체계와 과거 투자 흐름

고든 머레이 그룹(GMG)은 지난해 산업용 AI 소프트웨어 기업 IFS와 협력 계약을 체결해 T.33 생산을 지원하고, 향후 5년간 신차와 신규 사업 분야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 수작업 제조사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지속 가능한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2023년 GMG는 고든 머레이 테크놀로지스(GMT)의 지분 90%를 CYVN Holdings에 매각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머레이의 핵심 기술인 iStream 섀시 기술의 사업화 권리를 이전하는 대신, 그룹의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첫 고객이 투자자로… 상징성 큰 인연

이번 투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투자자 타리크 우아스의 이력이다. 그는 GMA의 첫 번째 고객으로, 최초의 T.50을 인도받은 인물이다. 이후 모든 GMA 모델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995년 르망을 제패한 맥라렌 F1 GTR에서 영감을 받은 5대 한정 S1 LM 프로젝트의 발주자이기도 하다.

실제로 S1 LM의 첫 번째 차량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경매에서 2,000만 달러를 넘는 금액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았다. 브랜드 팬이자 컬렉터였던 인물이 이제는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투자 발표와 함께 GMG는 임시 CEO로 대런 주크스(Darren Jukes)를 선임했다.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사임한 필 리(Phil Lee)의 뒤를 잇는다. 필 리는 지리(Geely)와 로터스(Lotus) 출신으로, T.50의 양산과 T.33 출시 전략, 하이엄스 파크 생산시설 구축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번 경영진 변화는 GMA가 창업자 중심의 소규모 브랜드에서, 중장기 성장을 염두에 둔 조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고든 머레이 오토모티브는 여전히 초경량, 자연흡기, 수동변속기라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투자와 사업 구조 개편은 GMA가 단순히 ‘세계 최고의 운전 재미를 만드는 회사’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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