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라고 하면 대개 절제된 우아함, 압도적인 정숙성, 그리고 올드머니 특유의 품격을 떠올린다. 그런데 두바이 기반의 튜닝 하우스 베눔 블랙(Venuum Black)은 완전히 다른 질문을 던졌다. 롤스로이스가 점잖은 신사 대신 도로 위의 포식자가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 해답이 바로 롤스로이스 고스트 반타(Ghost Vanta)다. 전 세계 단 25대만 제작되는 이 차량은 기존 고스트의 유려한 실루엣을 완전히 뒤엎는다.
베눔 블랙은 고스트의 거의 모든 외장 패널을 새로 설계했다. 전면 범퍼에는 대형 에어 인테이크가 통합됐고, 수직 슬랫 구조의 커스텀 그릴에는 베눔 로고가 새겨졌다. 차체 전반에 입혀진 반타 블랙(Vanta Black) 도장은 빛을 거의 흡수하는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검정색으로, 백미러에 이 차가 비치는 순간 본능적으로 차선을 양보하게 만든다고 제작사는 설명한다.
프론트 립 스포일러는 차고가 한층 낮아 보이는 효과를 주며, 앞뒤 펜더 플레어는 차선 하나를 꽉 채우는 듯한 와이드바디 실루엣을 완성한다. 사이드 스커트와 리어 범퍼 역시 전면 재설계됐고, 루프 스포일러와 트렁크 스포일러까지 더해져 공력 성능과 시각적 위압감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휠은 별도의 예술작품에 가깝다. AV29라는 이름의 이 휠은 항공우주 산업에서 사용되는 6061-T6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됐으며, 에어로 최적화 디스크 타입 디자인을 채택했다. 전 세계 25세트만 생산되기 때문에 고스트 반타 오너만이 장착할 수 있는 사실상의 전용 휠이다.
파워트레인은 롤스로이스 오리지널을 그대로 유지했다. 6.75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은 571마력의 최고출력과 850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2톤이 훌쩍 넘는 럭셔리 세단을 4.7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끌어올린다. 최고속도는 전자적으로 시속 250km에서 제한된다.
실내 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베눔 블랙의 전작들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의 인플루언서 출신 복서 제이크 폴을 위해 페라리 푸로상게를 커스터마이징하면서 롤스로이스 스타일의 별빛 천장(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과 선명한 옐로우 가죽 인테리어를 적용한 바 있다. 고스트 반타 역시 이탈리아산 최고급 가죽과 맞춤형 트림, 그리고 베눔 특유의 과감한 디테일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눔 블랙은 이미 레이스 아폴로(Wraith Apollo), 컬리넌 티라누스(Cullinan Tyrannus), 스펙터 섀도우(Spectre Shadow), 던 에로스(Dawn Eros) 등 롤스로이스 전 라인업을 자사 스타일로 재해석해왔다. 고스트 반타는 그 포트폴리오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캐릭터를 담당하게 됐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베이스 모델인 롤스로이스 고스트의 북미 시작가가 약 35만 달러(한화 약 4억 7천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고스트 반타는 이를 상당 폭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