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등 생활가전으로 알려진 드리미 테크놀로지(Dreame Technology)가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창업자 유하오(Yu Hao)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첫 전기차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으며, 해당 차량은 오는 연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실물 프로토타입이 선보일 예정이다.
부가티 시론에서 영감 얻은 디자인
공개된 렌더링은 부가티 시론을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하이퍼카 비율을 갖추고 있다. 전면부의 공격적인 라인과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과장된 휠 아치가 특징이다. 실내는 대형 통합 디스플레이와 투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적용돼 최신 전기차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했다.
목표는 ‘드리미-부가티’
드리미는 내부적으로 이번 모델을 ‘드리미-부가티(Dreame-Bugatti)’라 부르며, 자사의 첫차를 부가티 베이론·시론과 직접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순수 전기 버전과 확장형 전기차(EREV) 두 가지가 동시에 개발 중이며, EREV 모델은 배터리와 발전용 내연기관 조합으로 600마일(약 965km) 이상의 항속거리를 목표로 한다.
초고급 SUV까지 제품군 확대
드리미는 하이퍼카에 그치지 않고, 자회사 스타리 오토모티브(Starry Automotive)를 통해 롤스로이스 컬리넌, 벤틀리 벤테이가급 초고급 SUV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내부 회의에서 유하오 대표는 리오토(Li Auto)와 샤오미를 경쟁 상대로 지목하며, 고급차 시장에서는 한 단계 위 성능과 상품성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독일 공장 검토, BNP 파리바와 협력
생산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드리미는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인근 부지를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검토 중이며, 글로벌 금융사 BNP 파리바와 협력해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중국 내수용 프로젝트가 아닌 글로벌 럭셔리 EV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드리미는 2024년 말 기준 6,379건의 글로벌 특허를 확보했으며, 이 중 45%가 전기차 핵심 기술 분야다. 또한 샤오미, 리오토 출신 개발자와 전통 완성차 엔지니어를 영입해 연구개발과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드리미의 행보는 최근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IT·가전 기업들의 자동차 진출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다만 대중형 모델이 아닌 최상위 럭셔리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관건은 실제 양산 능력이다. 렌더링과 콘셉트 공개 단계에서 벗어나, CES에서 공개될 프로토타입이 어느 수준의 기술 완성도를 보여줄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배터리 성능, 냉각 시스템, 섀시 기술 등에서 기존 하이퍼카 브랜드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