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라는 이름은 보통 ‘과시’보다는 ‘절제’를 먼저 떠올리게 한다. 과장되지 않은 선, 낮은 톤의 화려함, 그리고 압도적인 존재감이 공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 모든 공식이 무너질 때도 있다. 두바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튜너 Venuum은 롤스로이스를 더 이상 신사적인 럭셔리카로 두지 않았다.
Venuum은 미국의 커스텀 전문 업체 Creative Bespoke와 손잡고, 오픈톱 모델인 Rolls-Royce Dawn을 완전히 다른 성격의 쇼카로 재해석했다. 결과물은 럭셔리의 문법을 따르기보다는, 과감한 튜닝 문화가 극대화된 중동식 쇼카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부분은 전면부다. 롤스로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크롬 그릴은 사라지고, 대신 기하학적 삼각 패턴이 뚫린 대형 화이트 패널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브랜드의 아이콘을 지우는 대신, 시각적 충격을 선택한 셈이다. 범퍼 하단에는 원형 보조등이 추가됐고,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 역시 화이트 컬러와 오렌지 포인트로 새롭게 해석됐다.
차체 옆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와이드바디’라는 단어가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과도할 정도로 부풀린 펜더, 두툼한 사이드 스커트, 새로 제작된 바디 패널이 이어지며 실루엣 자체를 바꿔 놓았다. 부드러운 컨버터블이 아닌, 묵직한 장갑차에 가까운 인상이다. 여기에 풀 디스크 타입의 에어로 휠이 더해지며, 레트로한 에어로디스크 감성과 미래적인 디자인이 묘하게 공존한다.
후면부는 더욱 노골적이다. 초슬림 LED 테일램프와 이를 잇는 가로형 라이트 바, 대형 디퓨저, 그리고 AMG 스타일의 듀얼 배기구가 조합됐다. 기존 롤스로이스에서 기대하던 ‘점잖은 마무리’와는 거리가 멀다. 매트한 외장 마감 역시 시선을 끄는데, 도장인지 래핑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 ‘튀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실내 역시 외관의 과감함을 그대로 이어간다. 화이트 가죽을 바탕으로 오렌지 컬러가 대담하게 배치됐고, 시트와 도어 트림 전반에 강한 대비가 적용됐다. 이 인테리어가 순정 기반인지, 아니면 Venuum의 추가 작업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외관과의 톤 불일치는 없다. 조용한 요트 대신, 클럽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다.
이 프로젝트는 단 25대 한정으로 제작된다. Venuum은 이미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극단적으로 바꾼 ‘Urus Furioso’로 이름을 알린 바 있고, 이번 Dawn 역시 비슷한 방향성을 따른다. 전통적 럭셔리를 기대하는 고객층보다는, 존재감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선택지다. 클래식한 롤스로이스의 가치와는 결이 다르지만, 이 역시 현대 럭셔리 시장의 한 단면임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