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배지가 돌아온다. 쉐보레가 세브링 인터내셔널 레이스웨이에서 열린 ‘모빌 1 12시간 내구레이스’에 앞서 2027년형 콜벳 그랜드 스포트를 깜짝 공개했다. 공식 풀 공개는 현지 시각 3월 26일(목)로 예고된 상황에서, 레이스 현장에 등장한 실차 사진이 전 세계 스포츠카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세브링에 모습을 드러낸 그랜드 스포트 쿠페는 역대 그랜드 스포트 4세대 차량들(C2·C4·C6·C7)과 함께 퍼레이드 랩을 소화했다. 차체 색상은 어드미럴 블루, 루프 중앙을 가로지르는 굵은 흰색 레이싱 스트라이프, 후방 쿼터패널의 붉은 해시마크라는 클래식한 그랜드 스포트 리버리가 그대로 재현됐다. 블랙 컵 스타일 휠과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센터 엑시트 쿼드 배기, C8 Z06·E-레이와 공유하는 와이드바디 키트도 확인됐다.
현장에 있던 쉐보레 관계자는 “그랜드 스포트가 신형 V8 엔진을 탑재한다”는 사실만 공식 확인했다. 여기서 말하는 ‘신형 V8’이 무엇인지는 GM 내부 자료 유출로 이미 윤곽이 잡혀 있다. GM 부품 카탈로그에 ‘LS6: 8기통 6.7리터, 직분사+포트분사, OHV, 알루미늄, 6세대 스몰블록’으로 등재된 신형 엔진이다. 6세대 GM 스몰블록 계열의 첫 번째 파생형인 LS6는 기존 LT2 6.2리터(495마력)를 대체해 535마력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시로드 방식의 전통적인 OHV 아키텍처를 유지하면서 직분사와 포트분사를 함께 채용한 점이 특징이다.
그랜드 스포트와 함께 등장할 두 번째 모델도 주목된다. 현행 E-레이를 대체하는 ‘그랜드 스포트 X(Grand Sport X)’다. LS6 V8에 ZR1X와 동급인 186마력 프론트 전기모터를 조합, 시스템 합산 출력 721마력을 구현한다. 현행 Z06의 670마력을 넘어서는 수치다. 쉐보레가 ‘E-레이’라는 배지를 ‘그랜드 스포트 X’로 교체하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E로 시작하는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순수 전기차라는 오해를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며, 아울러 ZR1X와의 패밀리룩 라인업을 완성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가격은 기본 스팅레이(7만1,995달러)와 기존 E-레이(11만595달러) 사이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쉐보레는 그랜드 스포트를 ‘퓨어리스트 고객을 위한 하이볼륨 모델’로 정의했다. 역대 그랜드 스포트의 공식, 즉 V8 엔진에 상위 트림의 섀시·브레이크·서스펜션을 결합한 구성이 이번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C7 세대의 마지막 그랜드 스포트가 스팅레이의 LT1 엔진에 Z06의 섀시를 입힌 방식과 같은 맥락이다.
한 가지 아쉬운 소식도 있다. 수동변속기 탑재 여부에 대해 현장 취재 매체들은 “적합한 트랜스미션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동 옵션이 제공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세브링에 등장한 차량도 오토매틱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완전한 사양과 가격은 3월 26일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