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마력 괴물 엔진 품은 러시아 드리프트카 ‘그롬’의 비밀

러시아 드리프트 시리즈를 이끄는 드미트리 도브롤스키가 새로운 경주차를 선보였다. ‘그롬(천둥)’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차량은 닛산 200SX S14를 기반으로 제작된 드리프트카다.

도브롤스키는 이전에도 ‘몰니야(번개)’라는 닉네임의 200SX로 활동했지만, 2024시즌을 앞두고 STAR PЁR STARS AIMOL 팀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맨 차체부터 다시 조립한 그롬은 기존 노하우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결합한 결과물이다.

외관부터 범상치 않다. 희귀한 로켓 보스 글래스파이버 보디킷을 입혔고, 후드와 크랩은 물론 문까지 플라스틱으로 교체했다. 앞유리를 제외한 모든 창문은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 경량화에 집중했다. 휠은 중국산 레이즈 볼크 레이싱 TE37 복제품을 사용했는데, 콘크리트 블록으로 둘러싸인 경기장에서 자주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에 비싼 정품 대신 실용적 선택을 했다는 설명이다.

실내는 완전한 레이싱 사양이다. 380mm 사벨트 스티어링 휠과 퀵릴리스 스티어링 컬럼, OMP 버킷시트와 안전벨트, 스파르코 암 레스트레인트 시스템을 갖췄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은 카본파이버로 제작했고, 모텍 계기판을 설치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엔진이다. 원래 SR20 4기통 엔진에 알루미늄 덩어리를 통째로 가공한 빌릿 블록을 결합했다. 닛산 엑스트레일용 실린더 헤드를 가져와 캠샤프트와 밸브, 스프링을 모두 손봤다. 스트로커 킷을 적용해 배기량도 2리터에서 2.4리터로 늘렸다.

단조 피스톤과 H빔 커넥팅로드, 스틸 크랭크샤프트를 사용했고, 링크 ECU로 제어한다. 실린더당 2개씩 총 8개의 1700cc 인젝터를 설치해 E85 연료를 사용한다. 이 연료는 에탄올 85%와 가솔린 15%를 섞은 것으로, 실린더 온도를 낮추고 높은 부스트 압력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낸다.

최고출력은 680마력에 토크도 비슷한 수준이다. 가벼운 4기통 엔진 덕분에 앞부분이 가벼워져 뛰어난 조향감과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드리프트에서 중요한 스티어링 반응도 매우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변속기는 뉴질랜드 TTi사의 시퀀셜 기어박스를 사용한다. 컴팩트하면서도 4기통 엔진에 잘 어울리며 변속 속도가 빠르고 동력 손실도 적다. OS 기켄의 3판 세라믹 클러치와 카본 드라이브샤프트, 2-way 디퍼렌셜, 닛산 GT-R용 드라이브를 조합했다.

서스펜션은 DG5 댐퍼로 압축과 반발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작은 각도와 중간 각도 드리프트를 선호하며 방향 전환이 빠르고 언제든 정확한 조작이 가능하다.

브레이크는 앞쪽에 윌우드 6피스톤, 뒤쪽에는 닛산 순정 2피스톤 캘리퍼를 좌우에 2개씩 설치했다. 이 중 2개는 브레이크 페달과, 나머지 2개는 유압 핸드브레이크와 연결된다.

그롬은 현재 RDS 오픈에서 가장 빠른 차량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크라스노야르스크 ‘레드 링’ 서킷 예선에서 도브롤스키는 93점을 기록해 훌륭한 성과를 보였다. 같은 팀의 티모페이 도브롤스키가 비슷한 사양의 차량으로 NXT 부문에서 조기 우승을 차지한 만큼, 그롬도 조만간 시상대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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