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에 슈퍼카 심장 이식… 인피니티, 1000마력 QX80 공개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가 플래그십 SUV QX80을 극한까지 튜닝한 ‘R-스펙’ 버전을 다음 주 열리는 2025 SEMA 쇼에서 공개한다. 미드나잇 퍼플 컬러로 마감한 이 차량은 닛산 GT-R의 심장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기존 QX80은 3.5리터 트윈터보 V6 엔진으로 450마력을 냈다. 최고속도는 시속 217km 수준이었다. 하지만 R-스펙은 차원이 다르다. GT-R의 3.8리터 트윈터보 VR38DETT 엔진을 얹고 대대적인 튜닝을 거쳐 1000마력을 뽑아낸다.

가레트 G시리즈 터보차저를 새로 달고, 트윈 프론트 마운트 인터쿨러와 ETS 배기 매니폴드를 적용했다. 2600cc 인젝터를 갖춘 고용량 플렉스 퓨얼 시스템도 추가됐다. 엔진 내부에는 JE 피스톤과 부스트라인 커넥팅 로드, ARP 로드 볼트를 써서 극한의 출력을 견디도록 만들었다. MOTEC 엔진 관리 시스템이 전체를 제어한다.

인피니티 측은 QX80의 기존 엔진이 GT-R과 기술적으로 연결돼 있어 이런 시도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티아고 카스트로 인피니티 아메리카 부사장은 “모든 제약을 풀어버렸다”며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면서도 인피니티 고유의 장인정신과 럭셔리함을 유지하는 차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1000마력을 감당하려면 제동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R-스펙에는 GT-R의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SUV 크기에 맞춰 캘리퍼 어댑터와 로터 햇을 새로 제작했다. MCS 3방향 코일오버 서스펜션과 아이바흐 ERS 스프링을 달아 정밀한 핸들링을 구현했다. 24인치 브론즈 휠에는 요코하마 PARADA Spec-X 타이어(315/35)를 끼웠다.

외관도 공격적으로 바꿨다. GT-R T-스펙 타쿠미 에디션에서 영감을 받은 와이드 바디 키트를 적용했다. 미드나잇 퍼플 랩핑은 빛의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한다. R34와 R35 GT-R 세대를 떠올리게 하는 색상이다. 배기구와 디퓨저, 안개등, 배지까지 모든 디테일이 GT-R의 DNA를 담았다.

내부는 여전히 QX80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럭셔리함과 공간, 세련미를 갖춘 실내는 엔진이 포효하는 와중에도 편안한 안식처 역할을 한다. 표준 QX80은 이미 IIHS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인증과 베스트 뉴 인테리어, 베스트 인 클래스 프리미엄 SUV 등의 상을 받은 바 있다.

인피니티는 이번 R-스펙을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고성능 SUV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럭셔리와 실용성, 짜릿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극단적인 변형 모델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실험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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