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500대 한정 ‘컨티넨탈 GT 슈퍼스포츠’ 공개… 657마력·순수 내연기관·후륜구동

벤틀리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과감한 모델로 평가될 새로운 컨티넨탈 GT 슈퍼스포츠를 공개했다. 1925년 100mph 주행을 달성한 ‘슈퍼 스포츠’ 출시 100주년을 기념한 모델로, 전 세계 500대 한정 생산되며 2026년 3월부터 주문을 받는다.

이번 슈퍼스포츠는 기존 모델들과 다른 접근을 택했다. 상징적인 W12 엔진을 기반으로 최고속도를 추구했던 과거와 달리, 신형 모델은 순수 후륜구동 방식을 도입해 주행 감각을 극대화했다. 컨티넨탈 GT 라인업에서 레이스용 GT3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동력을 담당하는 것은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배제한 순수 내연기관 구성으로, 최종 출력은 657마력, 최대토크는 590lb ft에 이른다. 이를 위해 크랭크케이스 보강, 새로운 실린더 헤드, 대형 터보차저 등이 적용됐고, 티타늄 아크라포비치 배기 시스템이 장착됐다. 변속기는 8단 듀얼클러치로 성능에 맞춰 클러치와 소프트웨어가 강화됐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삭제와 전륜구동 계통 제거로 큰 폭의 감량도 이뤄졌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전 슈퍼스포츠 대비 280kg 이상 줄어 벤틀리가 85년 만에 가장 가벼운 모델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출력은 전작보다 낮지만 톤당 출력은 329마력으로 오히려 개선됐다.

성능 지표 자체는 절대 수치를 우선하던 전작과 차이가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약 3.7초, 최고속도는 192mph로 현대 슈퍼스포츠 가운데 처음으로 200mph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벤틀리는 이번 모델이 최고속 경쟁보다 운전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설명한다.

주행 성능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도 대대적으로 손봤다.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구성에 새 트윈 챔버 댐퍼를 적용했고, 48V 전자식 롤 제어 시스템을 탑재했다. 후륜 트랙은 16mm 넓어졌으며, 전자식 LSD와 브레이크 기반 토크 벡터링, 후륜 조향 시스템이 조합된다. 모든 보조장치는 새 패키지에 맞춰 재세팅됐으며, ESC는 스포티한 슬립 허용 모드를 포함해 완전 해제 시 컨트롤 가능한 오버스티어를 구현할 수 있다.

외관 역시 성능에 걸맞게 대폭 변경됐다. 새로운 전면 범퍼는 벤틀리 로드카 중 가장 큰 스플리터를 포함하며, 대형 공기 흡입구와 카본파이버 카나드, 새로운 사이드 실, 고정식 덕테일 스포일러 등이 적용됐다. 다운포스는 GT 스피드 대비 약 300kg 증가했다.

22인치 단조 휠은 만타이 레이싱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며, 휠 안쪽에는 전 세계 양산차 중 가장 큰 규격인 440mm·410mm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가 들어간다. 기본 타이어는 피렐리 P-제로이고, 옵션으로 트로페오 RS를 선택하면 코너링 성능이 GT 스피드 대비 30% 향상된다.

실내는 후석 좌석을 제거해 경량화와 성능 강화를 동시에 노렸다. 자리를 대신하는 카본파이버·가죽 소재 구조물은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방음재와 뒷좌석 스피커까지 제거해 무게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앞좌석은 새 스포츠 시트가 적용됐으며, 기존보다 낮게 배치해 운전 몰입감을 높였다.

신형 컨티넨탈 GT 슈퍼스포츠는 2026년 말 생산을 시작하며,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GT 스피드가 23만 6,600파운드부터 시작하는 만큼, 25만 파운드(약 4억 후반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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