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농담이 진짜 레이스카로…BMW M3 투어링,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 출격

농담이 현실이 됐다. BMW M 모터스포츠가 지난해 만우절에 올린 렌더링 한 장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를 실제 레이스카로 완성해, 올해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 그리드에 세운다.

발단은 2025년 4월 1일이었다. BMW M 모터스포츠가 소셜미디어에 GT 경주복을 입은 M3 투어링 렌더링 이미지 몇 장을 올리며 만우절 농담으로 넘기려 했다. 그런데 팬들의 반응이 심상찮았다. 게시물은 100만 명 이상에게 노출됐고, 조회수는 160만 회를 넘어섰다. 평소 BMW M 모터스포츠 채널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반응이었다. 뮌헨 본사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해 여름, 계획은 서랍 속 아이디어에서 공식 프로젝트로 격상됐고, 개발 착수 8개월 만에 실차가 탄생했다.

완성된 차의 이름은 BMW M3 투어링 24H. BMW는 슬로건을 이렇게 잡았다. “당신이 꿈꿨다, 우리가 만들었다(You dreamed it, we built it).” 이 차는 오는 5월 16~17일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 SPX 클래스에 출격한다. 본 레이스를 앞두고 이번 주말 뉘르부르크링 랑슈트레켄-시리에(NLS) 2라운드에서 먼저 데뷔전을 치른다.

기술 기반은 지난해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를 제패한 BMW M4 GT3 에보와 같다. 다만 차체는 M3 투어링의 스테이션 왜건 보디를 그대로 활용했다. M4 GT3 에보와 비교하면 전장이 200mm 길고, 리어 윙 포함 전고는 32mm 높다. 엔진은 BMW P58 3.0리터 직렬 6기통 M 트윈파워 터보로,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00Nm를 발생시키며 XTrac제 전기유압식 6단 변속기와 조합된다.

차체가 길어지고 루프 라인이 쿠페보다 높아지면서 공력 측면에서는 상당한 도전 과제가 생겼다. 쿠페 기반의 리어 윙이 제 역할을 하려면 차체 뒤쪽의 기류를 타야 하는데, 투어링 특유의 긴 루프가 이를 방해했다. 엔지니어들이 찾아낸 해법은 스완넥 마운트를 새로 설계해 리어 윙을 기존 위치에서 뒤로 200mm, 위로 32mm 올린 것이다. 덕분에 윙이 다시 깨끗한 기류를 타게 됐고, 다운포스와 공력 밸런스도 원하는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차체 외판 대부분은 탄소섬유 복합재로 새로 만들었다. 4도어 투어링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뒷문은 실제로 열리지 않는 고정식 패널로 처리됐다.

운영은 슈베르트 모터스포츠가 맡는다. 24시간 동안 스티어링 휠을 돌릴 드라이버는 옌스 클링만(독일), 우고 드 빌데(벨기에), 코너 드 필리피, 닐 버하겐(이상 미국) 등 BMW M 공장 드라이버 4인이다. 이 차는 SP9 클래스에서 뛰는 BMW M4 GT3 에보 3대와 달리 SPX 클래스에 출전하므로, 종합 순위 경쟁과는 별개로 운영된다.

레이스 스테이션 왜건의 계보는 짧지 않다. 1994년 영국 투어링카 챔피언십(BTCC)에 등장한 볼보 850 에스테이트가 그 상징이고, 2017년 BTCC에서는 스바루 레보르그 GT가 애쉬 서튼을 앞세워 챔피언까지 올랐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도 미쓰비시 랜서 에스테이트가 서포트 시리즈에서 종합 우승을 여러 차례 거둔 바 있다. BMW M3 투어링 24H는 이 계보의 새로운 챕터를 쓰는 동시에, SNS 게시물 하나가 실제 레이스카로 이어진 전례 없는 사례로도 남게 됐다.

BMW M 모터스포츠 수장 안드레아스 루스는 “BMW M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이런 프로젝트는 전례가 없다”며 “뉘르부르크링에서 팬들과 가장 가까이 호흡하며 역대급 이벤트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드라이버 클링만도 “만우절 농담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이 차를 현실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특별하다”며 “농담으로 시작됐지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레이스카가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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