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 첫 순수 전기 4도어 쿠페 출격 준비 완료…V8 굉음까지 품었다

메르세데스-AMG(Mercedes-AMG)가 브랜드 역사상 첫 순수 전기 4도어 고성능 쿠페를 올해 안에 양산 출시한다. 독일 아팔터바흐 소재 AMG는 근생산 프로토타입으로 최종 동계 주행 테스트를 마쳤으며, 차량은 올 5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포르쉐 타이칸(Porsche Taycan)을 정면으로 겨냥한 이 모델은 전기차임에도 V8 엔진음과 가상 변속 감각을 구현해 AMG 고유의 드라이빙 감성을 그대로 살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AMG 최초의 전기 아키텍처, AMG.EA

이 차는 AMG가 독자 개발한 고성능 전기 전용 플랫폼 AMG.EA(AMG Electric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양산 모델이다.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AMG는 지난해 컨셉트 AMG GT XX(Concept AMG GT XX)를 테스트 캐리어로 활용, 실전 데이터를 대거 축적했다. 이 컨셉트카는 나르도 링(Nardò Ring)에서 24시간 주행 거리 기록을 갈아치우며 약 5,480km를 주파했고, 8일에 채 못 미치는 기간 동안 지구 한 바퀴에 해당하는 약 4만 km를 소화하기도 했다.

심장부는 AMG와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자회사 야사(YASA)가 공동 개발한 액셜 플럭스(axial flux) 전기모터 3기다. AMG에 따르면 액셜 플럭스 모터의 출력 밀도는 일반 전기모터의 약 3배에 달하며, 무게도 훨씬 가볍다. 베를린 마리엔펠데(Marienfelde)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모터는 약 100개의 공정을 거치며, 그중 35개는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공정이다.

전기모터는 전후 모두에 배치되지만 구성이 다르다. 전방 모터는 추가 출력이나 견인력이 필요할 때만 작동하는 부스터 역할을 하며, 평상시에는 단절 장치(DCU)가 모터를 분리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줄인다. 후륜에는 각 바퀴마다 독립적인 모터를 하나씩 배치했다. 이 구조가 이 차의 핵심 경쟁력이다. 일반적인 2모터 전기차가 전후 축 사이에서 토크를 배분하는 수준에 머무는 반면, AMG의 트리플 모터 시스템은 후륜 좌우 바퀴에 전달되는 힘까지 정밀하게 조율한다. 결과적으로 훨씬 정교한 토크 벡터링이 가능해지고, 차량이 큰 각도로 옆으로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컨셉트 기준 합산 최고 출력은 1,341마력(hp)이다. 양산 모델의 정확한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0마력 이상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최고 속도는 시속 360km를 웃돌 전망이다. 샤오미 SU7 울트라(Xiaomi SU7 Ultra)의 1,500마력을 넘어서지는 않겠지만,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Porsche Taycan Turbo GT)와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Lucid Air Sapphire) 등 현존 최강 전기 세단들과 정면 승부는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800V 전기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약 5분 충전만으로 WLTP 기준 400km 안팎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초고속 충전 성능도 갖췄다.

V8 엔진음과 가상 기어 변속, AMG다움을 전기차에 이식하다

전기차 전환에서 AMG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감성이다. AMG 대표 미하엘 시베(Michael Schiebe)는 “V8과 함께해온 역사와 헤리티지, 그 사운드가 AMG의 정체성”이라며 “AMG.EA 아키텍처 개발 초기부터 훌륭한 사운드와 연소 엔진과 유사한 드라이브 모드를 구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산 모델에도 가상 V8 엔진음과 수동 변속 감각이 탑재된다.

드라이빙 다이내믹스 제어 시스템 ‘AMG 레이스 엔지니어(AMG Race Engineer)’도 새로 도입됐다. 응답 제어(Response Control), 민첩성 제어(Agility Control), 트랙션 컨트롤(Traction Control) 세 가지 항목을 운전자가 직접 조율할 수 있다. 액셀 페달 반응 특성부터 수직 축 기준 민첩성—즉 오버스티어 성향—, 그리고 휠 슬립 허용량까지 9단계에 걸쳐 세밀하게 설정된다. 세 항목 모두 터치스크린을 거칠 필요 없이 물리 다이얼로 즉각 조작할 수 있다. 주행 중에도 빠르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설계로, 트랙 위에서도 손이 핸들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실내는 드라이버 중심으로

실내 레이아웃은 운전자 지향 설계를 분명히 한다. 14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센터 콘솔 전체가 운전자를 향해 비스듬히 배치됐다. 계기판은 10.2인치, 멀티미디어 화면은 14인치이며, 옵션으로 세 번째 디스플레이도 추가할 수 있다. 기본은 4인승이며 5인승도 선택 가능하다. 완전 공개는 올해 후반, 고객 인도는 연내 개시가 목표다.
전기화의 거센 흐름 속에서 “불꽃 없는 AMG는 AMG가 아니다”라는 내부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이 차의 등장이 그 해답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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