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클래스도 고개 숙일 일본식 괴물, 랜드크루저가 이렇게까지 변했다

또 하나의 과격한 SUV 튜닝 모델이 등장했다. 일본의 하드코어 튜너 쿠울 레이싱(Kuhl Racing)이 손을 댄 토요타 랜드크루저가 그 주인공이다. ‘블로커 아이언 빌드(Blocker Iron Build)’라는 이름 그대로, 이 차량은 더 이상 일상형 SUV의 범주에 머물지 않는다. 외형과 비율만 놓고 보면 오히려 군용 차량이나 콘셉트 쇼카에 가깝다.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요소는 하체다. 37인치 요코하마 지오랜더 M/T G003 타이어가 22인치 쿠울 버즈 DR03 휠에 결합됐다. 이 조합으로 확보한 지상고는 약 40cm에 달한다. 순정 대비 약 18cm가 높아진 수치로, 메르세데스-AMG G 63 4×4²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포드 브롱코, 랜드로버 디펜더 고사양 모델들이 대형 타이어와 리프트업으로 경쟁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쿠울의 선택은 극단적이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서스펜션은 일본 오프로드 튜닝 브랜드 JAOS의 부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높이 조절 기능을 갖춘 구조로, 단순한 전시용이 아니라 실제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셋업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덕분에 차체는 과장된 비율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균형을 유지한다. 일본식 튜닝 특유의 정제된 마감이 살아 있는 대목이다.

외관은 말 그대로 ‘철갑’이다. 프론트와 리어 범퍼는 대형 강철 구조물로 교체됐고, 사이드 실 역시 일반적인 바디킷과는 차원이 다른 두께감을 지닌다. 특히 휀더 주변에 적용된 70mm 두께의 파이프 구조물은 랜드크루저를 SUV가 아닌 장갑차처럼 보이게 만든다. 최근 글로벌 오프로드 빌드 트렌드가 알루미늄이나 카본 소재를 활용한 경량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쿠울은 의도적으로 중량감과 위압감을 택했다.

상부에는 대형 루프랙과 40인치 IPF LED 라이트바가 얹혔다. 여기에 루프 스포일러 연장과 리어 스포일러가 더해져, 기능성과 과시적 요소를 동시에 충족한다. 하부에는 대형 스키드 플레이트가 장착돼 험로 주행 시 주요 부품을 보호한다. 단순히 보기 위한 튜닝이 아니라, 실제 오프로드 환경을 염두에 둔 구성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초기 판매 사양은 VX 트림을 기반으로 하며, 파워트레인은 2.7리터 가솔린 엔진을 유지한다. 출력 수치만 놓고 보면 외관에 비해 다소 얌전하지만, 일본 내 세금과 유지비 구조를 고려하면 현실적인 선택으로 해석된다. 완성차 기준 가격은 679만 엔 수준이며, 이 중 튜닝 키트 가격은 약 92만 엔이다. 이미 랜드크루저를 보유한 고객은 키트만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쿠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보다 스포티한 이미지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FRP 소재의 바디킷도 병행 개발 중이다. 전후 범퍼와 대형 휀더 오버가 포함된 이 키트는 랜드크루저 250을 대상으로 하며, 보다 낮고 넓은 비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6년 2월 열리는 오사카 오토메세에서 공식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SUV 시장은 전동화와 도심 친화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쿠울의 ‘아이언 빌드’는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크고, 무겁고, 과감하다. 이 랜드크루저는 효율이나 친환경을 논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다. 오직 존재감과 오프로드 정체성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결과물이다. 이런 선택이야말로 튜닝 문화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직관적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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