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12 끝났다고? 만하르트, 711마력으로 BMW M760Li 되살렸다

V12 엔진이 사라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600, 아우디 A8 L W12, 재규어 XJ12…한때 플래그십 세단의 정점을 상징하던 12기통 자연흡기·터보 엔진들은 다운사이징과 전동화의 거센 물결 앞에 하나씩 자취를 감췄다. BMW도 예외가 아니었다. 1986년 E32 7시리즈에 처음 V12를 올린 이후 무려 35년간 12기통을 플래그십의 심장으로 고집해온 BMW는 2022년 G12 세대를 끝으로 V12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지금의 G70 7시리즈 라인업에는 V8, 전기모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 남아 있다.

그 마지막 V12 7시리즈를 독일 튜너 만하르트(MANHART)가 다시 꺼내 들었다.

만하르트가 최근 공개한 ‘MH7 700’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생산된 G12 세대 BMW M760Li를 베이스로 한다. 6.6리터 바이터보 V12(N74B66)를 탑재한 이 차는 기본 출력 610마력, 최대 토크 800Nm로도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만하르트는 이 수치조차 출발선으로 봤다.

핵심은 터보 업그레이드와 전용 ECU 소프트웨어 최적화, 혹은 자체 개발한 MHtronik 추가 제어 모듈의 조합이다. 결과물은 711마력, 1,050Nm. 순정 대비 출력은 101마력, 토크는 250Nm가 오른다. 만하르트는 튜닝 후 가속 시간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순정 M760Li가 이미 0-100km/h를 3.7초에 끊고 M드라이버 패키지 장착 시 최고속도 305km/h에 달하는 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MH7 700의 잠재력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소리도 달라졌다. 클라페 방식의 밸브 컨트롤을 내장한 스테인리스 스포츠 배기 시스템에 HJS 200셀 촉매 장착 스포츠 다운파이프를 조합했다. 요란하게 고함치는 게 아니라, 낮고 묵직하게 울리는 성숙한 V12 특유의 음색이다. 깊은 회전수에서 치밀하게 쌓아 올라오는 그 감각은 다른 엔진 형식으로 흉내 내기 어렵다.

외관은 절제가 기본 방향이다. 전면 9×21인치, 후면 10.5×21인치의 단조 알루미늄 콘케이브 원(Concave One) 휠에 건메탈 그레이 마감을 적용했고, 에어 서스펜션 세팅과 신규 커플링 로드를 통해 차고를 낮춰 역동적인 자세를 잡았다. 카본 프론트 스포일러, 리어 스포일러, 사이드미러 커버가 포인트로 들어가고, 만하르트 특유의 유광 블랙 데칼셋은 과하지 않게 마무리됐다. 거리에서 알아채는 사람만 알아채는 스타일이다.

실내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브라운·베이지 투톤으로 전체 가죽 재트림을 진행했고, 세밀한 스티칭과 만하르트 로고 자수가 들어갔다. 비즈니스 세단보다는 VIP 라운지에 가깝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제동 시스템은 현재 순정 상태를 유지했지만, 요청에 따라 고성능 브레이크 업그레이드도 선택할 수 있다.

BMW가 새로운 G70 7시리즈에서 M760이라는 이름을 재사용하기로 했지만, 이번엔 V8이다. V12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끝난 것이다. 만하르트의 MH7 700은 그 마지막 챕터를 장식하는 헌정작에 가깝다. 다운사이징과 전동화 일색의 시장에서, V12의 기치를 끝까지 내리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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