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보어햄 모터웍스(Boreham Motorworks)가 포드(Ford) 에스코트 RS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초경량 스포츠카를 공개했다. 단순 복원차가 아니라 새 플랫폼과 신형 차체 구조를 적용한 완전 신차다. 포드 공식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하며, 업계에서는 “사실상 50년 만에 등장한 신형 에스코트 Mk1”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모델은 런던 콩쿠르 클래식카 행사에서 양산 사양이 처음 공개됐다. 가격은 세전 29만5000파운드부터 시작한다. 영국 판매 가격 기준으로는 약 35만4000파운드 수준이며 생산량은 단 150대다. 좌핸들과 우핸들 모두 제작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무게다. 차량 중량은 895kg에 불과하다. 최신 스포츠카 상당수가 1.5톤을 넘기는 상황에서 절반 수준에 가까운 수치다.
여기에 최고 회전수 1만rpm을 지원하는 자연흡기 2.2리터 4기통 엔진이 들어간다. ‘텐-K(Ten-K)’라는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엔진 무게는 85kg에 불과하지만 최고출력은 326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5단 도그레그 수동이다.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이다.
출력만 보면 최근 고성능 전기차보다 낮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차체가 워낙 가볍다 보니 마력당 무게비는 톤당 약 300마력 수준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초기 가속 성능만 놓고 보면 상당수 최신 스포츠카와 맞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어햄은 운전 감각을 살리기 위해 최신 전자장비도 과감히 덜어냈다. 파워스티어링과 ABS, 트랙션 컨트롤이 모두 빠졌다. 대신 기계식 감각에 집중했다.
서스펜션은 코일오버 방식으로 새롭게 세팅했고, 자동 토크 바이어싱 LSD를 적용해 후륜 특유의 오버스티어를 보다 예측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차체 역시 단순 복원이 아니다. 원본 에스코트 RS 차체를 디지털로 스캔한 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거쳐 새롭게 설계했다. 강성을 높이기 위해 보강 구조를 추가했고 휠 아치도 더 넓혔다.
특히 후륜 액슬은 알루미늄과 티타늄을 조합해 새로 제작했다. 리어 댐퍼 배치도 기존의 비스듬한 구조 대신 현대적인 수직형 구조로 바꿨다.
클래식 감성도 유지했다. 외관은 1960~70년대 투어링카 레이스에 출전했던 에스코트 RS 분위기를 적극 반영했다. 크롬 범퍼를 제거했고, 원형 LED 헤드램프에는 당시 레이스카들이 사용하던 십자 테이프 디자인을 넣었다.
실내 역시 아날로그 분위기를 강조했다. 원형 6연 계기판과 중앙 송풍구 같은 클래식 요소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소재와 편의장비를 조합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엔진 선택지다. 최고 성능 사양 외에도 과거 에스코트의 전설적인 ‘트윈 캠’ 엔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버전이 제공된다.
배기량은 기존 1558cc에서 1845cc로 커졌고, 웨버 카뷰레터 대신 연료분사 시스템을 적용했다. 최고출력은 182마력까지 올라갔다. 이 버전은 당시 감성을 살리기 위해 원형 4단 수동변속기를 유지한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와 대형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가볍고 순수한 운전 감각을 원하는 수요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알핀 A110이나 케이터햄, 고든 머레이 오토모티브 같은 브랜드들이 ‘초경량 아날로그 스포츠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보어햄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에스코트 RS를 단순 복고 모델이 아니라 현대 시대용 드라이버스카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보어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포드의 전설적인 그룹B 머신 RS200 부활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에스코트 RS처럼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형태로 공개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오히려 기계적 감성과 경량화에 집중한 모델들이 새로운 틈새 시장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