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나는 사라졌지만, 보벤지펜 가문은 멈추지 않았다. 비엠더블유(BMW)가 알피나를 인수한 뒤, 창립 가문은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독립했다.
보벤지펜 오토모빌레는 첫 작품 ‘보벤지펜 자가토’를 공개한 데 이어, 본격적인 주문 단계에 들어갔다. 단순한 신차가 아니다. 알피나 이후를 정의하는 출발점이다.
이 차는 2025년 코모 호수에서 열린 Fuori Concorso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부터 방향은 분명했다. 양산차 기반이지만, 완성 방식은 코치빌딩에 가깝다.
디자인은 자가토(Zagato)가 맡았다. 긴 보닛과 뒤로 밀린 캐빈, 짧은 리어 데크로 전형적인 GT 비율을 만들었다. 단순히 멋을 낸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스포츠카 비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기반은 BMW M4지만, 겉은 완전히 다르다. 400개가 넘는 외장 부품을 카본으로 새로 제작했다. 생산 방식도 수작업 중심이다. 한 대를 완성하는 데 250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생산 대수는 단 99대다.
실내는 더 노골적이다. 라발리나 가죽 풀트림은 제작에만 130시간 이상이 들어간다. 소재 선택부터 색상 조합까지 대부분을 고객이 직접 정한다. 완성차라기보다 주문 제작품에 가깝다.
성능은 기반 모델을 확실히 넘어선다.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은 611마력, 700N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3초, 최고속도는 300km를 넘는다. 단순한 출력 경쟁이 아니라, 서스펜션과 사운드 튜닝까지 별도로 다듬어 주행 감각을 완성했다.
가격은 36만 유로를 넘는다. 양산차 기준에서는 부담스럽지만, 이 차의 경쟁 상대는 일반적인 고성능 모델이 아니다. 소량 생산 코치빌트 모델, 혹은 컬렉터 카 시장이다.
보벤지펜은 이 모델을 시작으로 본다. 개발과 생산, 개인화를 한곳에서 통제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소수 고객을 겨냥한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이 차는 알피나의 후속이 아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하지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존재를 증명하려는 첫 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