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한 대, 페라리 스페셜 프로젝트의 ‘HC25’ 공개…V8 로드스터의 마지막 챕터

페라리(Ferrari)가 세상에 단 한 대뿐인 원오프 로드스터 ‘HC25’를 공개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서킷 오브 더 아메리카스(COTA)에서 열린 ‘페라리 레이싱 데이즈’ 행사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 차는, 마라넬로 스페셜 프로젝트 부문이 단 한 명의 고객만을 위해 약 2년에 걸쳐 완성한 결과물이다. 어느 페라리 쇼룸에도 걸리지 않을 차다.

HC25의 토대는 F8 스파이더(F8 Spider)다. 하이브리드 없이 순수 내연기관 V8을 미드리어에 얹은 마지막 페라리 오픈탑 모델이라는 점에서, 페라리는 이 차를 한 시대의 마침표이자 다음 시대로 향하는 가교로 규정했다. 실제로 HC25는 F8 스파이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차체 길이를 147mm 늘리고 27mm 더 넓히는 대신 전고는 23mm 낮췄다. 수치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F8 스파이더와는 전혀 다른 차다. 참고로 F8 플랫폼 기반 원오프로는 2022년 SP48 유니카, 2023년 SP-8 로드스터에 이어 HC25가 세 번째다.

디자인을 총괄한 것은 페라리 디자인 스튜디오 수장 플라비오 만초니(Flavio Manzoni)다. 그가 꺼낸 핵심 언어는 ‘투 바디 구조’다. 차체 한가운데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광택 블랙 밴드가 HC25를 앞뒤 두 개의 덩어리로 시각적으로 분리한다. 이 밴드는 장식이 아니다. 내부에 라디에이터 에어 인테이크와 파워트레인 열 배출 경로를 통합한 기능적 구조물이다. 알루미늄 솔리드 블록을 가공해 만든 도어 핸들도 이 밴드 안에 녹아들어 있다. 측면에서 보면 밴드가 후륜 하단에서 출발해 도어 위를 타고 넘어 리어 스크린으로 합쳐지는 화살표 형태를 그리며, 이 흐름이 리어 펜더의 볼륨감을 강조한다.

차체 색상은 무광 문라이트 그레이(Moonlight Grey)다. 광택 블랙 밴드와의 대비가 선명하다. 앞에서는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수직 배열 DRL(주간주행등)이 적용됐다. 프론트 윙 앞 모서리를 따라 부메랑 형태로 배치된 이 라이트는 HC25에만 사용된 새로운 헤드램프 모듈을 통해 구현됐으며, 헤드라이트 렌즈 자체도 기존 페라리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극도로 얇은 형태다. 후면에는 에어 벤트와 일체화된 울트라 슬림 테일라이트와 대형 디퓨저, 마름모꼴 테일파이프가 더해졌다.

실내에서는 알칸타라와 카본파이버 일색이던 기존 페라리 인테리어에서 한 발 물러선 시도가 눈길을 끈다. 그레이 테크니컬 패브릭과 레더를 혼합한 시트에 외부 부메랑 DRL 형태를 그대로 옮긴 옐로우 그래픽과 스티칭을 더했다. 차 외부의 노란 포인트—페라리 배지, 브레이크 캘리퍼, 휠 센터캡—와 실내가 하나의 언어로 이어진다.

심장은 3.9리터 90도 트윈터보 V8이다. 최고출력 720cv(약 710마력)를 7,000rpm에서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3,250rpm에서 770Nm가 나온다. 최고 회전수는 8,000rpm.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통해 후륜으로만 동력을 보내며, 0→100km/h 2.9초, 0→200km/h 8.2초, 최고속도 340km/h의 성능을 낸다. 하이브리드 없이 이 수치를 내는 페라리 로드스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페라리 스페셜 프로젝트 부문은 2008년 출범 이후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의 ‘SP12 EC’, KC23, P80/C 등 걸출한 원오프를 생산해왔다. 각 프로젝트는 평균 2년 남짓 진행되며, 의뢰인이 디자인 단계부터 검증 과정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HC25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부문에서 제작된 차들의 특성상 수백만 달러 단위를 상회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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