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알피나(Alpina)의 미래 방향성을 공개했다. 단순한 고성능 BMW 튜닝 브랜드가 아니라, 롤스로이스 바로 아래급 초호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공개된 콘셉트카를 본 해외 반응도 심상치 않다. “이건 사실상 BMW판 마이바흐”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BMW는 최근 이탈리아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 행사에서 ‘비전 알피나(Vision Alpina)’ 콘셉트를 공개했다. 길이만 5.2m에 달하는 초대형 2+2 쿠페로, 체급은 롤스로이스 레이스(Wraith)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번 콘셉트는 양산 모델 자체를 예고하는 차는 아니다. 대신 BMW가 앞으로 알피나 브랜드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를 보여주는 디자인 선언에 가깝다.
특히 이번 모델은 BMW가 알피나를 완전히 인수한 이후 처음 공개한 공식 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BMW는 올해 초 알피나 창립 가문인 보벤지펜(Bovensiepen)으로부터 브랜드 운영권을 완전히 넘겨받았다.
첫 양산차는 2027년 공개 예정이다. BMW 7시리즈 기반 모델이 유력하며, 고객 인도는 2028년 초 시작된다. 이후에는 BMW X7 기반 알피나 모델도 추가될 전망이다.
디자인은 기존 BMW와 결이 다르다. 길게 뻗은 샤크노즈 스타일 전면부와 다중 스포크 휠, 얇은 크롬 디테일이 클래식 GT 감성을 강조한다. BMW는 1978년형 알피나 B7 터보에서 직접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알피나 상징이었던 데코 스트라이프도 새롭게 진화했다. 과거처럼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수작업 페인팅 방식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BMW가 알피나를 더 높은 럭셔리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내는 사실상 럭셔리 브랜드 수준이다. 라발리나(Lavalina) 가죽과 오픈포어 우드, 정밀 가공 금속 장식을 대거 사용했다. BMW는 고급 시계 제작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뒷좌석 센터 콘솔에는 크리스털 글라스까지 내장됐다.
BMW 내부에서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레인지로버를 직접 경쟁 상대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동시에 페라리 수준의 희소성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드러냈다.
파워트레인도 흥미롭다. 콘셉트카는 앞쪽에 세로 배치된 V8 엔진을 탑재한다. 핵심은 BMW M처럼 공격적인 스포츠 성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BMW는 “정제된 승차감과 여유로운 고성능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첫 양산형 알피나 모델에 4.4리터 트윈터보 V8 엔진이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전동화 없이 순수 내연기관 기반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신 기존 BMW와는 다른 전용 세팅이 적용될 전망이다.
알피나 특유의 ‘컴포트 플러스’ 서스펜션 세팅도 유지된다. BMW M이 날카로운 퍼포먼스를 지향한다면, 알피나는 장거리 고속 주행과 럭셔리 GT 감성에 더 집중하는 셈이다.
흥미로운 건 BMW의 야심이다. 알피나 CEO 올리버 비엘레히너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S클래스의 절반이 마이바흐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BMW 역시 알피나를 통해 초고급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기차 알피나도 검토 중이다. BMW는 “감성적이면서도 매우 다이내믹한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기에는 내연기관 중심 전략이 우선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BMW가 롤스로이스와 BMW 사이 럭셔리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BMW는 고급차 이미지는 강했지만, 마이바흐처럼 독립적인 초호화 서브 브랜드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